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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타의 아름다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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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야기 18,

by 살찐 소나기 2026. 4. 2.

구름 낀 하늘

 

 

꿈이야기 - 2022. 2. 22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벽을 어렵게 기어 올라가서 짐들 사이를 다니다가 예전에 들던 이쁜 검정색에 금색 로고가 박혀있는 가방을 들고 나온다.
딸은 컴퓨터를 하고 있고 나는 테이프로 뭔가 벽에 붙이려고 하는데 안되어서 남편까지 와서 하는데 그것도 안되니 도와달라고 아들을 부른다.
아들과 같이 나왔는데 아부다비 지인들이 기쁘게 노래하면서 몰려나온다.
아들 말이 교회에서 좋은 행사가 있었단다.
자기가 만들었던 것을 그 지인들이 하더라고 ....
하지만 그것도 결국 원조는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 그들이 술을 마신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시장 가는 길로 접어들어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데 금방이라도 뭐가 쏟아질듯이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뭉게뭉게 간혹 중간중간 구름속으로 동그랗게 환한 구멍이 보이는 듯 하다, 그곳을 아들이 나의 손을 잡고 금방 간다고 같이 뛰어간다.

 

먹구름은 무엇을 상징할까?

 

 

상징들의 잔치 - 페르소나, 그림자, 집단 무의식, 

꿈의 초반, 짐들 사이에서 찾아낸 검정색에 금색 로고가 박힌 가방은 과거에 소중히 여겼던 사회적 역할이나 자부심(Persona)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에서 벽에 무언가를 붙이려 애쓰는 행동은 현재의 삶에서 어떤 질서나 관계로 바꾸고 싶어서하는 노력을 나타내는 듯하다. 남편과 아들까지 동원되는 과정은 자아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정체된 에너지가 가족이라는 친밀한 관계 안으로 그림자처럼 투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일수도 있는 것이다.

이국적인 지인들의 등장은 일상적인 의식의 경계를 넘어선 집단 무의식의 활성화를 뜻한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와 축제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술에 취한 것 같다'는 아들의 지적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융의 관점에서 술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본능을 깨우는 매개체다. 즉, 외부에서 들어온 새로운 가치나 즐거움이 아직은 통제되지 않은 채 무질서하게 자아를 침범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원조가 따로 있다'는 말은 현재 누리는 성취나 기쁨의 근원이 더 깊은 내면의 자기(Self)에 닿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먹구름은 쏟아지기 직전의 감정적 과부하, 혹은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의 덩어리일 것이다. 융은 이를 '니그레도(Nigredo)' 즉, 연금술에서 말하는 흑화의 단계로 보기도 한다. 새로운 탄생을 위해서는 모든 것이 어둠 속에 잠기고 해체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먹구름은 억눌린 불안이나 전환기에 느끼는 막막함일 수 있으나, 동시에 '비'라는 생명수를 품고 있으니 잠재적으로는 풍요나 생명수를 뜻할 수도 있다. 그 어둠을 뚫고 보이는 동그랗고 환한 구멍은 자기(Self)의 상징인 듯하다. 만다라처럼 둥근 그 빛은 전체성을 향한 이정표이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무의식이 제시하는 희망의 통로일 것이다. 아들이 나의 손을 잡고 그 빛을 향해 뛰어가는 행위는 매우 좋다. 꿈속의 아들은 여성의 내면에 존재하는 남성적 인격인 아니무스의 긍정적인 발현이다. 그는 혼란스러운 상황(술 취한 지인들, 먹구름)을 명확히 판단하고, 자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아들의 손을 잡고 달리는 것은 내면의 아들 같은 젊은이의 에너지와 역동적인 힘을 믿고 불확실성(시장 가는 길)을 돌파하여 정신적 고양(하늘의 빛)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적 도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아하!! - 양면을 보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어떤 이미지는 상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전혀 엉뚱한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먹구름을 보면서 그것의 중압감과 잿빛 하늘만을 생각한다면 암울하기 짝이 없는 꿈일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품은 다음 스텝(step)을 우리는 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무겁게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먹구름)가 오히려 빛(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더 선명하게 대비해주고 있음을 말해준다.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의 긴장감은 곧 낡은 것들이 씻겨 내려갈 것임을 암시하며, 나는 이제 내면의 젊고 영리한 가이드와 함께 그 빛의 통로를 통과할 준비가 된 것이다.

먹구름이 곧 쏟아질 것 같은 그 모습은 어두움이 거의 끝나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동이 터오기 전의 하늘이 제일 어둡듯이, 빛이 보이기 전의 터널속이 제일 어둡듯이 무엇인가 완성을 위해 가장 힘들고 중압감에 짓눌릴 수도 있는 상태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한 발을 내딛는 수고가 필요한 것이다.

힘들수록, 어두울수록, 무거울 수록 거기서 희망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내가 나를 위해 해야 할 것이다.

어두움에, 무거움에, 가라앉지 않도록 내가 나를 응원해 주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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