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13, 주도권, 나의 아하!!

꿈이야기13 - 남편이 다시 와서 그 버스를 운전해 간다
교회 식구들과 이사를 간다고 버스에 교회 식구들과 내가 타고 가는데, 나는 너무 싫다고 악을 쓰고 소리를 지르는데도 남편은 나를 운전석과 뒷자석 사이 한가운데에 다른 의자들보다도 훨씬 높게 나를 앉히고 내가 무섭다고 마구 소리를 지르고 모든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형상이다.
절대로 운전석을 나올 수 없다고 하면서도 가다가 중간에 아는 사모에게 그 운전대를 잠시 맡기고 자기는 좀 쉬러 간다고 한다.
내 생각에 우리는 계속 가는데 잠시 내려서 쉬면 어떻게 우리를 쫓아 올 수 있나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운전하는 사모가 힘에 겨워하며 운전을 하는데 남편이 다시 와서 그 버스를 운전해 간다.
주도권 - 불안한 자아의 위치 '높은 의자'와 강제된 시선: 불안한 팽창
꿈에서 남편이 나를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높은 곳에 앉히는 것은 이는 융이 말하는 '자아의 팽창(Inflation)' 혹은 타의에 의해 떠맡게 된 과도한 사회적 위상을 상징할 수 있다. 모두를 내려다보는 위치는 겉보기엔 권위 있어 보이지만, 나에게는 공포와 비명을 유발하는 불안정한 자리인 것이다. 이는 실제 삶에서 내가 원치 않는 '중책'이나 '주목받는 역할'을 강요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
"너무 싫다'고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집단의 기대나 타인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억눌렸던 '그림자(Shadow)'와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내가 할 수 없다는 자각이나 힘들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남편인 내면의 '아니무스(여성 안의 남성성)'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남편이 운전대를 쥐고 있고, 나를 높은 곳에 고정시키려고 하는 것은 삶의 방향을 내가 아닌, 나의 의지도 아닌 어떤 사회적인 규범이나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집단적인 외부의 힘이 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남편이 잠시 쉬러 가며 다른 여자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대목은, 나를 지탱하던 기존의 가치관이나 체계가 일시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것이다. 이때 느끼는 걱정은 "내 삶을 책임지던 원동력이 사라지면 어쩌나"하는 근원적인 불안의 반영된 것이다.
남편이 다시 돌아와 운전을 계속한다는 것은, 여전히 기존의 질서대로 삶이 흘러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일 것이다.
나의 아하!! - "왜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높은 곳에서 비명을 지르며 앉아 있어야 하는가?"
융의 개성화(Individuation) 관점에서 볼 때, 이제는 '모두를 내려다봐야 하는 높은 자리'나 '타인이 정해준 노선'에서 내려와, 나의 발이 땅에 닿는 평범하고도 진실한 위치를 회복해야 할 시점임을 꿈이 알려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싶다.
나는 높은 곳도 원하는 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내가 원하지도 않은 타인에 의해서 사회적인 관습으로 인해서 그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얼마나 불편하고 그 자리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나를 불편하게 할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내면의 중심을 잡기 위한 차분하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내면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실제로 고소공포증이 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내면의 이런 불편함이 나로 하여금 실제에서도 고소공포증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